"공사 명목 115만불 몰래 빌려 용도 흐릿하고 자산 매각까지" 창립자 후손, 신자와 교회 제소 한인 교계 전반의 불상사 반복
LA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에 있는 동양선교교회 본당과 주차장 전경. 21일 낮 드론으로 촬영했다. 김상진 기자
LA의 한인 대형 교회인 동양선교교회에서 교회 재산을 둘러싸고 창립자 후손측과 현 교회 지도부가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담임목사측이 교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금융차입을 일으켰다 갚지 못하게 돼 교회 재산 일부를 매각하면서다. 한인사회에서 이번 사건은 개별 교회를 넘어 교회 재산과 관련해 한인 교계 전반이 안고 있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14일 LA카운티수피리어 법원에 동양선교교회의 담임목사(김지훈)와 부목사, 행정장로 등을 상대로 대표소송이 교회의 한 교인(임영이) 명의로 접수됐다. 차입의 목적인 태양광 설치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교회 측이 사기와 계약 위반, 부당이득 등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피고에는 시공사와 대출사도 포함됐다.
소장에 따르면 교회 당회는 2024년 유타주의 메이드 솔라라는 시공사와 115만 달러의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금액을 유타의 오코아 캐피털에서 교회 부동산을 담보로 빌렸다. 부동산 가치는 3000만 달러에 달해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이 4%에도 미치지 않았다.
신자들은 LA에도 쉽게 차입할 수 있는 한인 은행들이 많은데도 굳이 유타의 사금융업체를 정당한 승인 절차 없이, 그것도 비공개로 이용했다는 데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또 교회가 빌린 돈이면 공식적으로 교회 계정에 입금된 뒤 지출돼야 하는데, 지도부가 명확한 회계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지도부에 반발한 신자들은 소송을 위해 변호사를 물색했고, 이 과정에서 교회 창립자 고 임동선 목사의 아들인 존 임 변호사에게 의뢰가 이뤄졌다. 이 소송에 초기부터 간여해온 이영송 한미문화교류재단 회장은 지난 16일 본지를 방문해 “임 변호사 측이 1년여 동안 독자적인 조사를 벌인 끝에 모든 증빙자료를 모아 소송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으로 말하면 창업주 후손이 회사 경영을 둘러싸고 전문 경영진을 제소한 셈이다.
다만 소장엔 임 변호사 이름이 기재돼 있지 않다. 그가 직접 나서지 않은 데 대해 이 회장은 “창립자 가족에 쏠리는 시선을 의식해 신자를 원고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임 변호사는 자신의 로펌에게 소송을 맡기되, 실무는 동료 변호사를 내세웠다고 한다.
원고 측은 시공사가 자격을 갖추지 않았으며, 유명 기업과 인물을 고객으로 둔 것처럼 실적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또 공사 일정이 사실과 다르게 제시됐고,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95만 달러가 선지급됐다고 했다.
원고 측은 이 과정에서 담임목사와 부목사, 행정장로 및 서기 장로 등 3인으로 구성된 당회가 교인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가주 법이 요구하는 주 법무장관 사전 통지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차입과 담보 설정 사실이 알려진 것은 교회 부동산에 대한 에스크로가 시작되면서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교회 신자의 눈에 우연히 발견되면서다. 그 뒤 문제를 제기하는 신자들이 차입 사실과 용도를 확인해달라고 하자, 지도부는 그때야 ‘태양광 패널 설치용’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회에 태양광 패널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측 로펌은 사실상 무보수로 일한다고 한다. 이 회장은 “임 변호사가 ‘내가 시간당 1000달러 받는 사람인데, 교회 일이니까 그냥 한다. 대신 내 말에 따라달라’고 하더라”며 임 변호사가 실질적인 대응을 주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원고 측 피오 김 변호사는 “원고는 교회의 권사이며 무료 변론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피고 측 김광찬 장로는 “이번 소송 외에도 이해충돌과 관련해 자료를 많이 갖고 있다”며 “자세한 입장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했다. 문제가 된 대출의 만기는 2025년 4월이었으며,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오코아측은 같은 해 8월 담보권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 부동산에 대한 경매 절차도 추진됐다는 내용이 소장에 담겨 있다. 교회 측은 이후 일부 자산을 처분해 2025년 12월 원리금 170만 달러를 갚았다. 연체금리를 포함해 약 1년 9개월 새 원금의 47.8%에 해당하는 이자가 붙은 금액이다.
원고 측은 시공사와 대출기관이 짜고 교회 자산을 담보로 과도한 이익을 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사기와 고의적 허위표시 ▶계약 위반 ▶부당이득 등 총 12개 청구 원인을 제시했다.
한편 이 교회는 지난 2022년에도 임시공동회의 및 재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법적 소송이 이어졌지만, 당시 법원은 교회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본지 2022년 4월 2일자 A-2면〉